국궁이야기

활터의 의식 - 집궁례, 관중례, 집궁회갑,납궁례

JJFA 2024. 10. 1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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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활터의 의식

활터에는 활 쏘는 과정에서 생겨난 여러 가지 의식이 있다. 이런 의식들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소중한 풍속이다.
활의 역사가 깊은 만큼 활쏘기의 풍속은 놀라우리만큼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중한 몇 가지만 알아본다.

 

1) 집궁례(執弓禮)

집궁례는 활을 처음 배울 때 갖추는 예절로 신입사(新入射)라고 한다. 내가 활을 쏘기 전부터 이미 다른 사람이 활을 쏘고 있으니 그에 대한 예절을 지켜야 한다.
옛날에는 선비들이 대부분 활을 쏘았기 때문에 자식이 나이가 차면 자연스럽게 활쏘기를 가르쳤다. 대개 활을 당길 만한 나이인 10대 중반이 되면 아버지가 활터에서 여라 사원을 불러 주안상을 마련하고 그 자리에서 자식의 활쏘기 입문을 부탁한다. 그러면 사두는 그 청을 받아들여서 입사를 허락한다.
그러나 활쏘기가 스포츠로 정착한 요즘은 이런 엄격한 규율이 시행되는 곳은 거의 없고 한두 명의 추천을 받아서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사원으로 받아들인다.

2) 관중례(貫中禮 1중례, 3중례, 5중례)

관중례는 처음 활을 배우면서 과녁을 맞힐 때 그것을 기념하여 조촐한 잔치를 벌이고 활쏘기를 가르쳐준 사범에 대해 고맙다는 성의를 표하는 것이다. 사법을 배우고 사대에 서서 처음으로 첫발을 맞추면 그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1중례 하고 한다. 자신이 쏜 화살이 처음 과녁에 가서 맞을 때 나는 소리는 다른 사람이 맞추는 것을 들을 때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일생에 단 한번 오는 것이라는 점에서 생각하기에 따라서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바로 그러한 의미를 기념하려고 생긴 것이 1중례(득증)이다.


1중을 한 한량은 자신을 가르쳐준 사범에게 말을 하여 사두의 허락을 받고 술과 안주를 조금 마련하여 그동안 활을 배우도록 도와준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표한다. 2중례도 원래는 해야 하나 그렇게 하면 너무 번거롭기 때문에 생략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3중을 하면 3중례를 하는데 요령은 1중례와 똑같다. 역시 4중례는 생략한다. 


첫 몰기를 하면 5중례를 한다. 5중의 뜻은 아주 크다. 3중이나 4중과는 달리 다섯 발을 처음 다 맞추려면 기본 궁체가 잡혀있어야 한다. 기본 궁체가 잡혔다는 것은 이렇게 쏘면 되겠다는 요령을 스스로 터득했음을 뜻한다. 따라서 5중례를 통과하면 활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다. 진짜 한량이 되는 첫걸음인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접장이라는 칭호를 주어서 격려한다. 그런 만큼 앞의 1중례나 3중례보다 잔치의 규모도 더 클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두는 앞으로 사범과 구사를 잘 섬기고 활터생활을 잘하라고 덕담을 해준다. 이때 5중례를 하는 사람은 자신을 가르쳐준 사범에게 예를 표하고 특별히 선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선물을 받는 사람도 몰기를 기념하여 작은 선물을 해준다. 요즘은 몰기한 사람이 사무실에 간단한 집기를 마련해 주고 활터에서는 몰기한 사람에게 금 뺏자 같은 것을 해주는 방식으로 바뀌기도 하였다.

 

요즘은 정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커피나 떡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정의 관행에 따라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3) 집궁회갑

집궁회갑은 활을 쏘기 시작한 지 갑년(60년)이 되는 해에 이를 기념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웬만큼 연륜이 깊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활터 이외의 곳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풍속이다. 또 옛날에는 회갑까지 살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집고회갑은 여간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집궁 회갑은 그 한 사람만의 경사가 아니고 그 활터의 경사다. 그렇기 때문에 활터 주관으로 그 자손들과 협의하여 잔치를 마련한다.

4) 납궁례(納弓禮)

활을 평생토록 쏘다가 나이가 들고 더 이상 쏘지 못할 상황이 오면 납궁례를 한다납궁은 말 그대로 활을 반납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집 궁한 활터에 자신이 쓰던 궁시를 반납하고 평생 관여해 온 활터의 일을 정리하는 것이니, 쉽게 생각하면 은퇴식이다. 이 납궁례 역시 우리나라를 뺀다면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풍속이다. 무술과 관련된 풍속과 절차가 잘 발달한 일본이나 중국에서조차도 이 납궁례와 비슷한 은퇴식은 없다. 담반 금분세수라고 해서 무협소설에나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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